전세 만료전 이사비용과 관련하여 집주인이 이사비용 준다고 했다가 취소하면 세입자는 이사비 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집변호사 유튜브 쇼츠 #64 관련 판결(2020나54343) 해설을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임대차 계약 만기 전 이사비용을 주고 이사를 요청했다면 계약의 합의해지를 청약한 것이고, 세입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승낙했다면 임대차 계약은 합의해지 됩니다. 청약자는 청약했던 것을 마음대로 철회할 수 없으므로 세입자가 승낙하기 전에 집주인이 먼저 계약해지 청약을 철회했더라도 철회가 불가능하므로 계약은 합의해지 됩니다.
사실관계(2020나54343 판결)
(1) 세입자는 2016. 3. 9. 집주인으로부터 인천 부평구 C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1,000만 원, 차임 월 90만 원(매월 12일 후불 지급), 임대차기간 2016. 4. 13.부터 2019. 4. 13.까지로 정하여 임차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함
(2) 집주인은 2018. 7. 3. 세입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지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세입자에게 이사비용 3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함
(3) 세입자가 2018. 7. 5. 이사비용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자, 집주인은 이 사건 부동산이 매도되고 세입자가 이사를 나갈 때 이사비용을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이의를 제기함
(4) 집주인은 2018. 7. 12. 세입자에게 ‘이사비용 200만 원으로 합의하고, 이사 날짜는 이 달 안에 정해지는 대로 미리 통보해 주시고 보증금과 이사비용은 이사하시는 당일 정산으로 합니다. 오늘 날짜로부터 2달 안에 협의사항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번 건은 무효화합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냄
(5) 세입자는 2018. 7. 13. 딸의 명의로 인천 부평구 E 소재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3,500만 원, 차임 월 110만 원, 임차기간 2018. 8. 30.부터 2020. 8. 29.까지로 정하여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함
(6) 세입자는 2018. 7. 18. 집주인에게 ‘이사 날짜는 2018. 8. 30.입니다. 이사 가는 날 보증금 1,000만 원과 이사비용 200만 원을 이행하기 바랍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냄
(7) 집주인은 2018. 7. 15. 세입자에게 ‘이번 이사 문제는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무산되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므로 합의해지는 성립하지 않았다고 주장함
(8) 세입자는 2018. 8. 30. 이 사건 부동산을 집주인에게 인도함
보증금 및 이사비용 청구
세입자의 주장
- 세입자는 2018. 7. 3. 집주인과 집주인으로부터 이사비용 300만 원을 받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함
- 세입자는 2018. 8. 30. 위 해지합의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를 집주인에게 인도함
-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위 이사비용 및 임대차보증금 합계 1,300만 원(=300만 원 +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
집주인의 주장
-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합의해지되지 않았음
- 임대차 계약 만기까지 미지급한 차임 및 관리비를 공제하고 나면 세입자에게 반환할 임대차보증금은 더는 남지 않음
임대차 계약 합의해지 요건
합의해지도 계약임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하여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면, 이것을 계약의 합의해지라고 합니다.
계약을 체결할 때 뿐만 아니라 계약을 합의하여 해지하는 것 역시 계약입니다.
계약을 해지하려는 청약과 승낙이 합치해야 함
따라서 계약을 합의 해지하려면 청약과 승낙이 있고, 그 청약과 승낙의 내용이 일치해야 합니다.
계약의 합의해지는 계속적 채권채무관계에서 당사자가 이미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장래를 향하여 소멸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존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한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74270, 274287 판결 등 참조).
세입자는 이사비용을 받을 수 있을까?
집주인의 계약 해지 청약
집주인은 2018. 7. 12. 세입자에게 ‘세입자가 이 사건 부동산에서 퇴거하는 날짜에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임대차보증금과 이사비용 200만 원을 지급하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지한다’는 취지의 청약을 함
세입자의 계약 해지 승낙
세입자는 위 청약일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인 2018. 7. 18. 집주인에게 위 청약을 승낙하면서 퇴거일(2018. 8. 30.)을 고지함
임대차 계약 합의해지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에는 2018. 7. 18.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2018. 8. 30.자로 해지하고, 집주인은 2018. 8. 30. 세입자에게 임대차보증금 및 이사비용 2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짐
집주인의 청약 철회?
집주인은 2018. 7. 15. 세입자에게 ‘이번 이사 문제는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무산되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므로 합의해지는 성립하지 않았다고 주장함
집주인은 계약해지 청약을 철회할 수 없음(낙장불입)
법원은 민법 제527조에 따라 청약자가 임의로 계약의 청약을 철회할 수 없다면서 집주인의 2018. 7. 12.자 청약이 철회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함
세입자는 이사비용을 받을 수 있음
- 임대차계약은 2018. 8. 30. 합의해지로 종료됨
-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이사비용 2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임대차보증금 및 이사비용의 합계 12,000,000원(= 임대차보증금 10,000,000원 + 이사비용 2,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